
처서가 지나니 비로서 가을바람이 분다. 조금은 몸이 쉼을 누리니 상념이 든다. 바순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빌 더글러스의 바순곡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마음속에 작은 음률이 일어난다. 이런 고요와 평온과 곡조가 어우러지는 시간이 얼마나 yuji 될 수 있을까? 대체로 내,외적인 문제들이 없을때 평온 내지 평화를 누린다. 아프간과 미얀마의 상황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전쟁같은 삶을 이어가다보면 온 몸과 마음으로 샬롬, 평온을 갈망케 된다. 그런 삶의 상황속에서 이어온 삶의 여정속에 혹은 구조속에서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 할켜지고, 패이고 상처난 것들이 아물지 않고 마음속 가시나무처럼 또는 박힌 가시처럼 찌르는 것들이 있는 경우가 있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라는 노래속에 나오는 노랫말처럼 때론 가시..

두아이 아침에 둘레길 산책하다 친환분을 만났습니다. 아드님과 나오셨는데, 몸과 마음이 조금 불편한 친구입니다. 그 친구는 어릴때 어린이집 구강관리교육하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실로 십오년정도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아이는 조금 불편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엄마말을 조금 듣기는 했지만 저를 잘기억하고 알아봐서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제가 첫 인상으로 생각했던것보다 많이 성장한 것 때문입니다. 또한 그 아이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았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엄마의 얼굴은 잔잔한 웃음의 잔물결이 잔주름처럼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얼굴과 오버랩된 한 엄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 아이와 함께 비슷한 상태로 어릴적 진료받으러 왔었던 아이가 있었는데, 작년에 군대가기전..

Dentistry is a work of love. 이 말은 김교신선생에게 많은 영향을 준 우찌무라 간조님이 한 것이다. 1925년 가루이자와라는 곳에서 여름휴가? 를 보내다 극심한 치통(당해본 분은 그 강도를 아시리라)이 발생했는데, 그곳 치과에서 주의깊고 세심하며, 감명깊은 치료를 받고서 나온 말이다. 저 말을 오늘 끝난 S.K.C.D(Society of korean clinical dentistry) 전공연수회에서 연수기간 많이 봤었다. 그냥 들으면 그냥 멋진 말이다. 그러나 전공연수회에서 배운대로 한 환자를 진료하며 증례발표를 5개월에 걸쳐 준비하면서(아직도 끝나지 않음) 그말의 의미가 온 몸과 마음에 각인 되었다. 그런 진료를 수십년간 해오신 고 레이몬드 김 선생님, 그리고 그분의 제자인 혼다 ..

최근 평론가들이 극찬한 잔잔한 영화라는 낚시글에 끌려 ''와인을 딸 시간''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냥 잔잔한 가족드라마인 듯 하다. 바베큐 고깃집을 2대째 운영하는 아버지와 마스터 소물리에가 꿈인 아들(일라이자)의 가업계승갈등과 스토리전개가 단순하지만 공감이 되었다. 결국 일라이자는 갈등하다 자신의 꿈을 찾아 가업을 떠나게 된다. 미쿡에서는 개인주의가 베이스여서인지 몰라도 자기실현적 직업선택이 다수인 듯 하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설사 본인이 조건이 좋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가업을 잇는 선택을 많이 한다고 한다. 백년이 훌쩍넘은 우동집, 라멘집 등등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막부문화의 영향인지, 오타쿠문화의 영향인지 알 수는 없다.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듯 하다. 이전 부모님들은 힘든시대를 사..

물결에 내려 맺힌 빛물결은 윤슬 공기의 습기가 맺힌 물방울은 이슬 오늘처럼 빗방울이 맺히면? 검색해도 없으니 비우자를 붙여 우슬이라 지어본다. 우후죽순을 약간 변경해서 우후목엽,우후초옆을 떠올려본다.비온뒤 더 짙푸러지겠지.나뭇잎, 풀잎위에 맺힌 우슬이 영롱하다. 윤슬처럼 뿌려져 우슬처럼 맺힌 새벽이슬을 먹고 척박하고 더운 중동의 돌담틈새에서 자라는게 우슬초다. (왕상4:33)박하과에 속하여 허브처럼 향신료나 차,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1m쯤 자라고 줄기는 단단하다. 잎은 줄기에 바로 붙어 있고,가지와 잎에 작은 털이 많이나고 작은 흰꽃들이 피어나서 수분을 잘빨아들인다. 아마도 낮에 뜨거워진 돌틈에서 바싹 말랐다가 , 새벽녁 식은 돌틈사이로 수분많은 지중해 공기가 지날때 맺힌 이슬을 조금이라도 더 머금기에..

전(煎,錢,轉,Jun) 오늘같이 흐리거나 비가오면 급 당기는 음식이 煎( 전)이다. 요즘 상왕님께서 각종 전을 시전하시고 시식하게 하신다. 우산나물전, 어수리나물전, 두룹전. 그중 두룹은 무침이나 초장에 먹던것과 너무 다르게 식감과 맛이 좋았다. 그외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고 무슨 맛인지 느낌이 없다. 그 맛들이 어릴적 비오는 날이면 종종 먹었던 파전, 김치전, 이름모를 나물전의 맛을 소환한다. 산천에 자라는 이름모를 나물들, 힘든 시절에 먹었던 나물들이 추억의 맛거리, 혹은 육식에 대비된 건강한 먹거리로 錢(돈,전)이 되어 거래가 된다. 예전에 어떤 어르신들이 미쿡 뉴욕 센트럴팍에 가서 지천에 널린 나물 먹거리를 보고 뜯으려다 , 잡혀간다는 말에 몹시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듯 하다. 지인도 외국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