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냇가에 심기운 미나리 실로 오랫만에 영화를 보았다. 스토리나 서사구조는 스포가 될 듯해 스킵하고 느낀 모티브를 적어본다. 감독의 이름이 이삭이어서 그런지? 샘파고 막히고 다시파고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 계속 이어지는 물의 이미지가 다가왔다. 이삭이 일곱번의 우물을 얻는 과정에 겪은 애환이 오버랩이 되었고 오래전 보았던(1986) ''마농의 샘''도 흐릿하게 떠올랐다. 또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 심기워 잘 자라는 미나리에서는 시편 일편의 시냇가와 나무가 연상되었다. 더불어 강물이 풍성하게 흐르던 낙원 에덴 정원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불의 이미지와 강렬하게 대비되어 다시금 물의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들을 통해 계시록의 물이 풍성히 흐르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이미지도 강렬하게 대비되어 다가왔다. 이..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으로부터의 자유라는 Freedom 과 ~에로의 자유라는 Liberty로 구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향점과 방향성이 있는 것이 리버티입니다. 그 글을 읽자마자 오래전 상담배울때 빅터 프랭클의 Logotherapy에 대해 들은 것이 반사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그때 너무도 힘든일이 있어서 마음깊이 들어서 잘기억이 나는 듯 합니다. 그때 리버티에 대해 강의 들으며 많이 울고 숨쉴 여유를 얻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 그때 빅터 프랭클선생이 마음속에 의미가 부여된 세가지 자유를 늘 품고 엄혹한 수용소 생활을 해나갔고 , 결국은 그 자유중의 하나인 대학 정신과에서 로고테라피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의미가 부여된 자유에로의 의지는 백일몽이나 생각..

오늘 톨킨의 니글의 이파리를 읽었다. 아내의 강의 귀동냥을 하다보니 예전에 팀켈러의 일과 영성에 위로조로 삽입한 이야기의 맥락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조금더 디테일한 면을 보게 된다. 톨킨이 카톨릭 신자였으며, C.S 루이스와 절친이고 루이스가 톨킨의 영향으로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외 나니아연대기 때문에 둘사이에 금이간 스토리, 후에 풀린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또 톨킨의 카톨릭 배경을 알고보니 소설 중간부의 연옥모티브가 느껴지게 되고, 언뜻 언뜻 언급되는 선행들에서 카톨릭의 분위기가 읽혀지는 듯 하다. 하여튼, 나무들의 이파리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또 한 해가 불안한 가운데 다해가는 이즘에 별로 한 것 없는 듯한, 니글처럼 이파리하나 께작거리다 만 것 같은 듯하고 , 주변의 평가도 니글이 받았..

가을이 깊어간다. 자주 걷는 둘레길에도 낙엽이 제법 많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낙엽이 바람에 움직이며 내는 소리 사그락 ,사그락, 발에 밟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귀를 간지른다. 단풍을 보며 제일먼저 드는 생각은 형형색색의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인한 감탄이다. 그냥 아름답다라고는 표현이 웬지 부족하다. 꽃보다도 아름다울 수 있는게 단풍이다. 온 산을 붉게 불태우는 듯한 모습으로 만들지 않는가? 단풍놀이 다니시던 부모님들의 풍류가 멋들어지시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 깊어가도 붉게 불타고, 불의 파도가 치는 듯한 단풍산을 보지 못한다면 한 해의 절경과 회상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리라. 그 다음 드는 생각은 과학적인 생각과 겹쳐진 인생의 쓸쓸함이다. 수분을 보호하고 나무의 보존을 위해 잎으로 가는 수분..

가을이 오면 강가, 호수가, 산의 평평한 구릉지대에 갈대나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곤 한다.작년에 명성산에 갔을때 억새와 사람들이 어울려 장관을 이룬 모습을 보았었다. 성경에 나오는 몇 않되는 갈대의 이미지는 아름답지만은 않은 듯 하다. 모세를 살린 갈대상자, 꺼져가는 심지와 병행되어 나오는 상한갈대가 언뜻 떠오른다. 올 가을은 실제 갈대보다 상한 갈대같은 세상의 모든 연약한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비틀거리던 경제를 더 꺽어버린 코비드19, 그 와중에 꺽이어 삯거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꺼져가는 생명의 촛불들이 떠오른다. 강자들은 상한갈대나 꺼져가는 촛불의 심지는 눈만 아프고 성가시고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는 징징대는 풍경일 것이다. 차라리 빨리 제거하거나 치워버리면 좋을 듯한 대상일 듯 하다. 허나 ,..

몽(夢)네는 크로키처럼 인물이나 사물의 순간적인 인상을 재빠르게 그리는 재주가 있었다. 그의 개인사나 처한 세상사는 평탄치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기도 했고, 온 세상이 물고 뜯는 참화를 보아야했다. 그는 어느날 도시가 불안하고 갑갑했다. 우울감이 비먹은 먹장구름처럼 그의 머리위에 늘 머물곤 했다. 더 그곳에 있다간 돌아버릴 것 같았다.그는 평소 꿈꾸던 것을 그리기위해 지베르니로 이사를 감행했다. 집에 일본식 다리가 있는 정원을 만들고 꽃과 나무, 온갖 식물들을 정원사를 고용해서 심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원에 대한 꿈이 커지 듯 정원도 세배로 커졌고, 정원사도 여섯명이나 고용해서 가꾸었다. 어느날 그의 눈에 정원의 물가에 떠다니는 수련이 들어왔다. 고정되고 물위로 잎이 올라온 연꽃과 다르게..

대체로 30전후를 1st age 60 쯤이 2nd age 그후가 3rd age가 될 듯한 시대가 되었다. 인생 삼모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3rd age도 준비 없이 맞이하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단다.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아니 무엇을 준비할 수 있겠는가? 이 질문앞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많지 않을 것이다. 우수개소리로 나이듦은 노회한 아이가 되어가는 것이라는데, 일면 맞는 말인 듯 하다. 60은 오세 70은 사세 80은 삼세 90은 이세 100은 한살 . . . 아이의 좋은점인 겸손함 순수함 천진난만함 호기심 . . 이런것들은 들어나고 노욕 노여움 꼰대스럼 헛소리 . . 이런것들은 깍여 나갔으면 . . 육신의 힘은 쇠잔해져도 영혼의 힘 평안 그분스러움은 더해졌으면 그렇케 3rd age 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세요소로 빗대어 보면 로고스(Logos)나 파토스(Pathos )보다는 에토스(Ethos )가 있다는 것 인듯 하다 에토스가 있으면 로고스나 파토스가 덜해도 힘있게 전달된다 에토스는 한순간 하루아침 단기간에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도 없는 시행착오와 바닥에서 광야에서 뒹굴고 절벽에도 매달리는 피안성이나 도피성이나 샹그릴라에서 도를 닦는 것과는 다른 고난에찬 현실에 뒹굴며 떨어질 것 떨어지고 새겨질 것 새겨지고 쌓일 것 쌓여서 겨우 하나 하나 나오는게 아닐까 그 겨우 하나가 전달될때는 짱돌처럼 상대의 가슴에 깊이 전달되고 박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