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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夢)네는 크로키처럼 인물이나 사물의 순간적인 인상을 재빠르게 그리는 재주가 있었다. 그의 개인사나 처한 세상사는 평탄치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기도 했고, 온 세상이 물고 뜯는 참화를 보아야했다.
그는 어느날 도시가 불안하고 갑갑했다. 우울감이 비먹은 먹장구름처럼 그의 머리위에 늘 머물곤 했다.
더 그곳에 있다간 돌아버릴 것 같았다.그는 평소 꿈꾸던 것을 그리기위해 지베르니로 이사를 감행했다.
집에 일본식 다리가 있는 정원을 만들고 꽃과 나무, 온갖 식물들을 정원사를 고용해서 심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원에 대한 꿈이 커지 듯 정원도 세배로 커졌고, 정원사도 여섯명이나 고용해서 가꾸었다.
어느날 그의 눈에 정원의 물가에 떠다니는 수련이 들어왔다. 고정되고 물위로 잎이 올라온 연꽃과 다르게, 수련은 물에 얼굴을 맞댄듯 떠다니는 모습이 길위의 사람들, 물위의 사람들 같았다.
태양빛이 정원물위에 반사되고, 시시각각 부유하면서 변화무쌍한 색감과 빛깔을 보여주는 수련은 환상적이었다. 장님이 눈을 떴을때의 그 시각과 느낌으로 그 변화의 순간 순간을 화폭에 담았다.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에 푹잠겨 몰아지경이 된적이 많았다. 몽(夢)네에게 정원은 작은 낙원이었다. 일본식 정원의 "가두네" 정원도 아니고,
한국식의"나두네" 정원도 아니고, 중국식의 "쩌네"정원도 아닌 ,몽(夢)네식의 인상파적 정원이었다.
그곳에 있는 수련을 그린 그림은 그가 꿈꾸는 천국의 모습이었다. 잃어버린 기쁨의 정원을 넘어 평화(샬롬)의 정원의 모습이 그 그림에 녹아 있었다.
Profit이 person에게 줄 수 없는 peace가 그림에
있어서인지 사람들은 그 수련 그림에서 안식을 맛보았다. 싸움과 곤궁과 불안과 우울이 많은 곳에 작은 안식처 같은 정원을 사람들의 심상에 만들어 주었다.
모든 이가 꿈꾸는 그 안식 말이다.
ps; "삶이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미래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보라.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 장소를 천국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은 우선 나 자신의 감각, 지금 이곳의 소중함, 지금 내 곁의 존재들을 믿고 ,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정여울, 모네가 사랑한 정원 한 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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