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生命 가로등위 사라진 비둘기 한마리 누구도 느끼지 못하고 옆동료만 구구구구 학교앞에서 스러진 어린꽃 누구도 맘쓰지 않는데 맘만 으흐흐흐 어둠속에서 홀로 꺼져버린 촛불 아무 메아리도 없는데 실날같은 연기에 숨죽여 흐르는 눈물들 생명이 사라지는 야만의 세월은 뼈시린 겨울 꽃피고 새지저귀는 봄이오면 눈녹 듯 사라질 세월 生의 命은 사라지지 말고 사는것 사라질 것 살아지게 하는 것 그러니 살아 그러니 살게해 꺼져가는 촛불일지언정 저멀리 꺼지지 말고 살아 타올라 어둠을 꺼지게 해 상한 갈대일지언정 꺽이지 말고 허리 목 반듯하게 세우고 노래해 빛속에서 들리는 갈대의 노래소리 듣고 싶다 원원원원 2019,12,4

포스트 모던시 지난주 치료가 마무리된 친환분이 본인의 시집 한 권을 주셨다.오래전 등단을 하신 것을 알았지만 시집을 통해 그분의 시를 처음 접했다. 대기실에 있는 딸아이가 그린 그림 옆에 쓴 졸작시를 보시고는 한마디 하셨다.''서정시군요.서정시인은 아주 많아요.저는 포스트 모던시를 쓰고 있어요.이런 시를 쓰는 시인은 많지 않아요.'' 포스트 모던시는 서정시에 비해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다.내가 너무 모던하게 살았나? 왠지 올드하고 구닥다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들 어떠하랴? 시라는 것에 대한 내생각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골수 같은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언어가 그존재라고 생각하면 과한 표현일까? 지인들에게 자작시를 보내보면 가끔 자신의 시를 적어 보내주곤 한다.그러면서 계면쩍어 한다.이게 ..

깊은 곳 살면서 가고싶지 않은 곳 살다보면 어쩌다 가게 되는 곳 그 곳 깊은 곳 아... 하고 말문이 막히고 앞도 보이지 않으며 티끌처럼 작아지는 곳 스올같은 곳에 가셨던 그분의 심정이 느껴지고 그곳을 통과해야만 오름에 이를 수 있음을 깨달으며 결코 깊은 곳에서 끝나지 않음을 확신케 되는 곳 훗날 꼭 갔어야 했던 곳임을 알게 되는 그 곳 깊은 곳 이글을 올리고 한해가 흐른 지금 조금은 달라진 마음과 시선을 본다. 주변에 깊은 곳에 있는 분들이 눈에 아른 거린다. 더 깊은 곳 막막한길 가며 시선이 흔들 흔들 양옆 낭떨어지 칼바위길 걸으며 심장이 쫀득 쫀득 천길 절벽 매달려 목의 숨길이 대롱 대롱 그 깊은 곳 성큼 성큼 다가서는 그분 발걸음 깊은 곳을 지나 더 깊은 곳으로 가는 그분 뒷모습 그분 손에 이끌려..

지난주 머리 쓸일이 많고, 이것 저것 마음에 짐들이 늘어가자 심신이 조금씩 지쳤었다.아침수영을 꾸준히 해야 신체리듬이 유지 되는데, 코비드19로 인해 무기한 수영장이 폐쇄되어 몸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숙면을 취할 수가 없었다. 불면증이 다시 온게 아닐까? 2017년 여러가지 심신을 압박하는 문제로 하루 3시간 내외의 잠을 겨우 잤었다. 그런잠을 일명 풋잠, 쪽잠,선잠,사로잠,노루잠,괭이잠 등으로 부른다. 불면증의 시작잠인 듯 하다. 그때 만성피로로 고생했었다. 그때 잠시나마 쉬려고 서해 만리포의 풍광좋고 파도소리 들리는 펜션에 갔었는데, 역시나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었다. 나중에 마음속 움켜쥐고 있던것들과 근심을 그분께 맡기고 자유함을 얻자 잠이 잘오게 되었었다.그런 잠을 꿀잠, 귀잠,단..

더굄(more loved) 최근에 배움의 발견(Educated, 타라 웨스트오버, 근본주의 몰몬교 해독기,detoxification) 은 책으로 보고, Unorthodox (데보라 펠드만 ,근본주의 유대교 하시딕 해독기)는 넷플릭스 영화로 보았다.둘다 여성인데 굳이 처지를 비교한다면 데보라가 더 열악한 처지인 듯 하다. 왜 아니겠는가? 역사와 전통의 울트라근본주의 유대교에 있으면서 온갖 숨막힘을 당했었으니까. 둘을 보고나서 한가지 여운이 남은 것은 둘다 아직도 해독의 여정에서 분투중이라는 사실이었다.벗어난지 10년이 넘었는데도.두사람다 아직도 가야할 길의 여정이지만 단호한 건 다시는 디도라바로 (롯의 아내 예명, 본명은 다보라바 였다는 설이?)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두사람의 얼굴에 숨막힘으로 떠도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