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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분의 46 48번 대구치를 발치했다
세멘트벽에 단단히 박혔던 강철못 주변의 세멘트가 다 사라지고 벽지가 너덜너덜 해진후 툭 떨어지는 못처럼 맥없이 뽑혔다
4년만에 오셔서 엑스레이 사진에 선명하게 들어난 스러져가는 치아들의 상태를 들으며 얼마나 안색이 어두워지고 목소리는 작아져만 가시던지
피흘리며 받아야 할 치료
오랜 시간 두근거리며 왕래해야하는 부담
치료비에 대한 걱정
더욱더 왜소해지는 가슴
그 가슴 깊은 곳에서 오물딱거리는 단어들
아야 치아야 미안타 이리 모질게 하루 수천번 닥치는대로 씹는일만 시키다 이리 되었구나
진작 아프다고 신호를 보냈는데 많이도 묵살하다
이지경이 되었구나
육십갑자 도는 동안 정말 고생했다
내 너를 오늘 보내며 두 다리 두 손 두 눈 두 귀 오장육부 몸에게 많이 미안해지는구나
앞으로도 잘못해줄 것 같아 너무 너무 미안타
오늘도 이땅에서 수없이 읍조려지는 저 소리들
그 소리를 들으며 내 또한 단조의 그 소리에 한 소리 보탠다
몸아 미안타 정말 군말없이 견뎌주어 고맙고 또 미안하다 니말을 좀더 듣도록 할게
그분께 너를 위해 이땅의 모든 스러져가는 몸들을 위해 탄원하리라 그 탄원이 그 어느날 새몸으로 보응되리라는 염원을 담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