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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작은 공감

붉은 꽃망울

美親세상 2020. 5. 21. 16:52

제값 치루기

지난해 연말에 협회지에 수필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었다.기자님은 어디선가 본 나의 글을 보고 청을 한 것이다.얼떨결에 보신글을 조금 손봐서 하자고 수락해 버렸었다.너무 싼티를 냈나?

그때는 원고료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고 그저 원고 마감에 쫒기는 듯한 기자님의 소원을 들어 드리고 싶었다.오리지날 원고 작성에 세시간, 보완하는데 한시간, 총 네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윽고 원고는 실리게 되었고 원고료가 나오면 한 달에 한 번 가는 모임에서 차 한 잔 사려는 마음이 들었다.재밌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후로 원고료에 대한 소식이 없었다.그냥 없나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한 달반이 지나 삼만원이 입금되었다.함시인은 시 한 편 값이 삼만원이라 했는데 나는 수필에다 시 두 편을 끼워 넣었는데 ..
너무 싸게 받았나?

아니다. 내 드린 시간과 글 수준에 제값을 치루어 준 것이다.조금 이라도 제값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제값을 치루지 않고 사기쳐 먹고, 날로 먹고, 중간에 빨대 꽂고, 수저얹는 자들이 얼마나 많던가?
오늘이나 내일쯤 제값 치루지 않고 사기로 사기에 기록되실 분이 나올 듯 하다.제값을 치루지 않으면 죄값을 치루나 보다.

붉은 꽃망울

양지바른 산비탈에 고운 자태로 서있는 진달래
봄바람에 산들 산들 거리는 가지들
불꽃처럼 터트릴날만 세고 있는 도톰히 차오른 꽃망울

어느날 날벼락처럼 도근꾼의 날카로운 삽에 뿌리채 공중으로 떠올려지고
자루에 담겨 어디론가 실려간다
이윽고 낯선 곳 낯선 땅에 내동댕이 치듯 꽂힌다

정든 고향땅 그리워 흐르는 눈물처럼
도살장으로 끌려온 소의 충혈된 눈망울처럼
퉁퉁 눈물 차오른 붉은 꽃망울

하늘향해 꽃피워 신원하는날 도근꾼 죄값 치루리
2018,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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