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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의 꿈 feat by 빠삐용, 호접지몽
B는 그림을 그린지 41개월이 되었다. 그도 많은이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을 그리는게 꿈이라면 꿈이다.특히 일상에 얽매이고 황금새장의 풀죽은 새처럼, 케이스장에서 챗바퀴돌리는 무료한 다람쥐처럼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유와 여유를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오늘도 골똘히 그림구상을 하다 나른해지더니 깜빡 졸음에 빠져들고 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B는 절벽위 수용소 담벼락을 절망을 덮어버리듯 다 덮고 지붕까지 기세좋게 오르는 담쟁이들의 행렬을 보았다. 그리고 지붕위 담쟁이 끝자락에 살포시 앉았던 파랑나비가 가볍게 날아올라
바닷가 절벽아래로 여유롭게 낙하비행하는 것을 봤다.마치 빠삐가 빠삐용처럼 절망과 두려움의 절벽아래 바닷가로 자유롭게 뛰어내리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B는 졸다가 고개가 너무아파 잠에서 깨어났다.
목이 경직되어 펼 수가 없었다. 그 순간 현타가 왔다. 경직되면 아프고 더 경직되면 병나고 병나서 세상을 뜨면 사후강직이 오고 완전히 굳어 버린다는 것을.
예술은 갇히고 경직된곳을 풀어주고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윽고 B는 목의 경직을 풀고 부드러운 터치로 화폭에 한 그림을 그렸다. 도심 빌딩숲 한쪽 깍아지른 절벽처럼 솟은 빌딩벽을 녹색 담쟁이들이 다 덮어버리고, 그 담쟁이 위를 파랑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아스팔트위에서 흰 거위가 바라보는 그림이었다.
제목을 고민하다 B는 ''거위의 꿈''이라고 적었다.
그 순간 라디오에서 I의 동명노래가 나직히 흘러나와 B의 귓속을 지나 가슴깊이 울려들었다.B는 지긋이 눈을 감고 빠삐용처럼, 버터플라이처럼 빌딩숲을 드론을 탄 듯 날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