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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작은 공간

美親세상 2020. 5. 14. 18:16

코비드19 사태가 예상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기화 되리라는 불길한 조짐과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요기까지, 요기까지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도
또다시 언제까지라는 의문부호가 여전히 남는다.
이런와중에 날씨가 더워지면서 K94 마스크보다 훨씬 저렴했 덴탈마스크가 거의 동급이 됐다. 이유는 숨쉬기가 편해서이다. 산소를 조금더 들이 마시기 때문이다.

오월 첫 주 휴일에는 집에만 있었던 답답함,갑갑함을 해소하기위해 야외로 많이들 나갔었다. 산소보다는 갑갑한 가슴을 달래기 위함인 듯 하다.

상처가 깊거나, 고통이 누적되거나, 구조적인 압박감, 말도 않되는 모욕감,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주는 숨막힘은 어디서 해소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까?
어디론가 피하는 것도 일차적인 도움은 되지만 장기적인 도움엔 미약하다.
예전에 상담 배울때 상처와 고통을 가지고 놀 수 있으면 비로서 벗어났다는 좋은 사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시작은 언어로 그것을 정확하게 직면하듯 표현하는 것인 듯 싶다. 일단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되면 그곳에 숨쉴 작은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리라.
그점에서 시인과 건축가는 닮아 있다. 건축가는 사람이 거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고 시인은 마음을 덜어내고 표현해서 마음이 숨쉬고 쉴 공간을 만드는 것이리라.

그런 마음의 작은 공간들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 새로운 시간, 새로운 관계들이 담기고 흐르게 하고 싶다.
저하늘의 공간과 시간과 관계가 그곳에 접촉되어 점이되고 면이되고 입체가 되어 합일에 이르는 날에 대한 가슴 부푼 꿈을 꾸면서 말이다.
2020,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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