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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단상
한강변 산에 올라 유장하게 흐르는 한강을 보면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저 큰 강물의 시작이 태백의 작은 검룡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여러가지 작은 시도들의 위안과 소망이 되었었다.
또한 저런 큰 강물의 형성에는 수많은 지류들이 합세하여 되었다는 것은 작은 연대의 귀함을 보게 하였다.
무엇보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오늘 보는 이 강물은 어제의 강물이 아니라 새롭게 흐르는 강물이고 매일 매순간 새롭게 흐른다는 것이 많은 영감을 주었다.
새해 일출을 보러가서 흐르는 한강을 볼때면 새해는 정말 새로워져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흐르는 강물이 마냥 새로운 강물은 아니었다.
흐르다 지하로, 강둑으로 스며든 물이 다시 흘렀으리라.
태양빛에 증발되어 저 하늘로 올라갔다 구름되고 비가 되어 내린 빗물도 있었으리라.
그물은 저 검룡소에도, 강줄기 굽이치는 곳곳에 이제도 있었고 지나간 역사의 시기에도 있었고 다가오는 미래에도 있을 것이리라.
한강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하나로 합쳐 한강물이 되었듯이 과거의 물과 현재의 새물이 합쳐져 미래로 흐르는 새물결이 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선생의 글이 떠오른다.
해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지만 옛것에 고착화된 시선은 변화하는 세상에 변화를 줄 수가 없을 듯 하다.
지나간 역사를 새로운 시간과 공간속에 성실하게 집요하게 끈기있게 해석하고 풀어내는 시도가 그나마 작은 변화라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삶의 다양한 처소에서 그런 시도들을 지치지 않고 해나가는 도전자들의 도전이 세상 한 귀퉁이라도
변화시키는 변화의 임계점을 끌어 올리는 부지깽이가 될 것이다
이럴때
답없는 문제로 답답할때 한숨보단 긴호흡으로 바라보며 걷는다
눈앞에 것만 보이고 정신없을때 높은산에 올라
먼 곳을 본다
전후좌우 막힌듯 숨막힐때 눈을 들어 그저
하늘을 본다
눈앞 캄캄하고 도무지 앞날이 보이지 않을때
조용히 눈을 감고 역사의 거울앞에 서본다
지나간 시간들 역사는 흘러가버린 것이 아니라
소중한 기록들
앞날을 보게하고 열어주는 진흙속의 진주들
한해의 끝에 이를 캐내고 광을내
새해의 빛에 빛나게 하여 어둠을 씻어내리라
2017,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