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시, 작은 공감

시 두편

美親세상 2026. 4. 24. 07:30

무게               박경리

인생이 무거운 것인지  가벼운 것인지
알 수가 없네
잠자리 날개같이 바스라지는 것이라면
한없이 무겁게 양어깨를 누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아니
인생이란 숫제 나의 생애가 아니다
목슴들의 모습이며 목숨들의 시련이며
목숨들의 환희요
목숨들의 비애이다

(시 제목은 무제였는데, 외손주가 책 내면서 붙임)

대지와 골짜기와 구름과 하늘           소엽    이학상

대지는 작은  생명들에
모든 걸 내어주고
골짜기는  패인 가슴으로
한숨소리를 담고

거기에   들지 못하고
바람앞에 등불처럼
흔들리고 해체되는
가련한 구름같은 인생들

저 높고 깊고 넓은
하늘이
품네

구천을 떠돌 듯
돌고 돌아  돌아버린
쪽 구름
그 품에서
평안을
쉼을
힘을
얻고
창공을 난다

덧:요즘 시집원고 정리하는 틈틈이 시집들을 탐방하고 있다. 오늘 올린 소설가 고박경리선생의 시는 외손주가 유고 시를 어렵게 찾아 47편의 시집을 얼마전에 낸 것에 들어 있다. 소설가의 시에 관심이   간 것은 박경리선생님이 생전에 한 해가 마무리 되기전에   날을 잡아 신들린 여인처럼 대성통곡을 하면서 슬픔을 토해내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마침 시집 제목이 "산다는 슬픔"이어서 급관심이 갔다.

선생님은 소설가로서 시인으로서 슬픔을 어찌 대하시는지 몹시 궁금했다. 시집을 읽고  위의 시가 남았다. 선생님의 슬픔은 개인적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목숨들의 비애"로 확장, 승화되었다
자신의 슬픔안에(일찍 남편을 보내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며 쌓인 듯 한 슬픔)  슬픔많은 목숨들, 생명들을 품고 있었다.
악동뮤지션의 최근 발매된 노래에도 슬픔을   품는 가사가 나오는데, 찬혁님도 시인 같다는 느낌이다.

나도 이즘에 조금씩 그런 마음이 되어가고 있고, 눈에 보이는 것들 속에서 그런 이미지들이 조금씩 보이고 시로 쓰게 된다. 오늘 지은 시도 그런 마음과 이미지를 담았다.
오월 안으로 시집 정리를 해야 하는데, 빈구멍들이 너무 많아보여 부지런히 틈틈이 시를 보충하고 있다.

책을 쓴 이들이 존경스러운 아침이다.~

'시, 작은 공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자국  (0) 2026.04.25
엔도를 아십니까?  (0) 2026.04.24
파도  (0) 2026.04.23
흙  (0) 2026.04.23
엄마의 바다  (0) 2026.04.2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6/10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