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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

나의 푸른 참올리브나무

美親세상 2020. 11. 29. 15:48

어제 파주 마장호수를 갔었다. 산정호수에 비해 감흥이 적었었다.그런중에도 눈길을 끈 것이 호수가변에 푸른잎을 드리운 버드나무였다. 12월까지는 잎이 푸르다는걸 알고서 얼마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전시회가 용산 국립박물관에서 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우리조상들은 세월과 시류에 변치않는 기상을 기르고자 한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세한삼우곧 매화나무, 소나무, 대나무를 수묵화로 그렸다고 한다.
김정희의 세한도는 수묵화로서는 별로라고 한다. 또한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려 전통적인 배치도 아니다.

그러나 그림속에 ''댓글''처럼 달린 글들이 그림을 보물처럼 값있게, 빛나게 만든다고 한다.
제주 유배의 힘든 시기를 보내는 그에게 후배 이상적이 책을 꾸준히 보낸것에 대한 추사의 마음이 담긴 글귀도 그림에 있다.'' 한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겠구나. 그대(이상적)야 말로 한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아니겠는가?''
그림속 두 나무의 푸르름속에 변치않는 우정과 진심, 호의가 담겨있는 듯 하다.

세한도, 세한삼우를 생각하다 뜬금없이 성경속 나무들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뜨거운 햇볕을 가려준 로뎀나무, 달콤한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나무, 그리고 올리브유와 과실을 주는 올리브나무(감람나무로 번역이 되었는데, 엄밀하게는 구별되는 다른 나무라고함) 가 세한삼우처럼 다가왔다. 특히나 푸른 올리브나무(시52:8, 렘11:16)로 표현된 올리브나무가 깊이 다가왔다.

올리브나무는 종류가 4만종이고, 열매맺는 것은 30종류정도 된다고 한다.14ㅡ5년 정도 되면 다 자라는데 열매를 맺으려면 30년 정도 자라야 하지만, 한번 열매를 맺으면 수 백년, 심지어 2000년간 열매를 맺기도 한단다.

본시 야생(돌) 올리브나무가 세균에 강해 좋은 열매맺는 참올리브나무를 접붙이는데, 성경은(롬11:17) 참올리브나무에 야생 올리브나무같은 내(우리)가 접붙임되었다고 표현했다. 생물학적으로는 이때 야생올리브나무의 본성이 발현되고 별 쓸모없는 열매들이 맺힌다.
그러나 신앙안에서는 내(우리)본성을 거슬러 참올리브나무되신 그분의 진액(은혜와 생명력)이 좋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일터신앙, 사역, 총체적 선교, 평신도중심의 공동체,교회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지나온 세월이 25년 정도 된 듯 하다. 그동안 야생올리브나무같은 모습과 그 열매를 보고 낙심이 되었었다.

그러나 가을에 선교적교회 사경회를 하면서 그것이 헛된 세월이 아니었음을, 새로이 참올리브나무되신 그분의 전환된 사역속으로 접붙임되어가는 시간들이었음을 보게 되었다.

400여년마다 전환되는 그분의 선교역사, 그리고 이미 전환되어온 30여년의 선교패러다임, 그리고 나의 25년 정도의 선교적고민과 흐름이 푸른 올리브나무로 형상화되어 푸른 희망의 아이콘이 된다. 야생올리브나무를 접붙여 열매맺게 하려고 참올리브나무로 오신 그분에게서 세한삼우보다 찐한 푸른빛을 본다.

나의 천박하고 거친 영성이 늘푸르고
참올리브나무되신 그분에게 접붙임상태가 되어 그 모든 본성과 현실과 한계를 넘어서 좋은 기름, 열매를 내는 올리브나무가 되어 쓰임받았으면 좋겠다.

나의 푸른 참올리브나무


메마른 땅에서
볼품없이 삼십여년 자라난 참올리브나무 한 그루

날카로운 도끼에 찍히고 베여
줄기와 가지들 쓰러지고

남은 그루터기에서 진액이
송글송글 맺혀 눈물처럼 흘러

쓸모없어 땔감으로 마구 베이고 잘리고
던져진 야생올리브 나무가지들 위로
흐르며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나에게로 오라고
어서와서 접붙임 받으라고
푸른이파리 다시 돋으며
열매 맺으라고

시든 이파리처럼 파리해진
야생올리브나무 가지들
다시 참올리브나무에 접붙임되어

끊임없이 샘솟는 진액받아
푸르러가고
싱그러운 열매들 탱글탱글 맺힌다

그 열매는 이어질 열매의 시작

푸른 올리브나무 숲을 이루고 온 땅 덮어
그 언젠가 올 푸르름의 계절

추운 겨울지나 올
푸르디
푸른
그분의 계절

속히
오리라

#푸른 올리브나무
#돌감람나무
#참감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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