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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작은 공감

줄 끊어진 연

美親세상 2020. 7. 20. 14:31

어릴적 겨울이 오면 놀던 것
썰매타기 구슬치기 연날리기

썰매타기와 구슬치기는 시끌벅적하게 놀고
연날리기는 바람소리 들으며 조용히 놀기

가오리연은 꼬리달고 나는 재미
방패연은 높이 높이 날아오르는 재미

겨울해가 지고 어둑어둑 하도록 연날리고 나면
손은 추워 굽어지지만 마음은 한 없이 시원 상쾌

그 재미도 정월 대보름이 지나고
봄방학이 끝나가면 바람이 잦아듬에 따라
사그러 들고
이내 마지막 연날리는 날
날카로운 칼로 연줄을 끊어
연을 멀리 날려 보낸다

줄 끊어진 연은 내 가슴속 사연을 담고서
팽팽했던 힘을 잃고 바람부는대로
흐느적거리며 저 멀리 멀리 산넘어로
시야에서 사리지고

마음속에 풋풋하게 추억으로 살아
날아오른다

어쩌다 바람 부는 날이면
마음 한켠이 허전하고 휑하면
무슨 바람이 슬며시 일고
그 바람을 타고
작은 소원 담은 연이 마음에 날아오른다

그렇케 날리다 줄 끊어 보낸
풍등같은 연은 어디로 갔을까
저 하늘 넘어 그분에게
갔을까

그냥 바람따라 가다 사라졌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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