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은 공감

순례길

美親세상 2020. 5. 31. 18:08

한길

지난주 매년 가는 어린이집 근처 ,또 다른 어린이집 구강검진과 예방교육을 다녀왔다. 원장님, 주임선생님과 roof top farm(옥상텃밭)에서 손수 재배한 채소 쌈밥을 먹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한번 무엇인가 결정하기까지 고민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십년은 하는 편이라 이일도 그렇케 하고 있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일관성있게 무엇인가 한다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듯 하다. D.c(detective comics)계열의 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처럼 비교적 선과 악이 구분되어 있고 한 쪽의 역활을 쬐금 고민하며 하는 것은 쉬운 듯 하다. 마블의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시종일관 악의 역활을 쉽게(물론 타노스의 고뇌가 쬐금 나오긴 하지만) 한다.

한나선생은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말했지만 어찌보면 악의 일관성(consistency of evil)의 한 면이 아닐까? 술먹고 개같은 주사를 한다면 없던게 나온게 아니라 본래 있던게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에 비해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토르, 캡틴 아메리카,아이언맨이 자신의 평소 하던 역활과 다른 길(자기중심성을 벗어난 역활)을 선택하고 가는 것은 어려운 듯 하다. 물리영역의 엔트로피 법칙처럼 망가지고 쓰레기는 되기 쉬워도 보다 옳게? 보다 근원적인 자신이?되기는(주로 아이언맨) 어렵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그이유라는 것이 엄청난, 때로 위대하기까지한 그 무엇이 아니라, 엄마의 조언(토르),연인을 위해(캡틴), 가족, 아내의 공감의말(아이언맨)등 그야말로 평범한 이유라는 것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가까운 누군가의 말한마디가, 혹은 나의 말한마디가 누군가에게 그럴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어렵고 힘든, 때로 목숨을 걸어야하는 선의길을 택하고 가는 이유가 의외로 평범할 수도 있다고 하면 너무 단견(most simplication)일까?

순례길

어느날 한 마디말 듣고 떠난길

흥에 겨운 첫 길
그흥이 끊어지고 적막감만 감도는 터널길
숨 헐떡거리고 물집터지는 구비구비 고갯길

쉼없이 뒷덜미 당겨대는 것들 뿌리치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이끌려
당도하는
그길

순례길
20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