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은 공감
전정
美親세상
2020. 5. 28. 14:01
Pruning (전정)
산과 길가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노오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 흰목련, 눈꽃날리는 벚꽃들..
생명이 만개하는 듯 한 봄이 좋다.
올봄에는 눈길이 가는 꽃이 하나 생겼다.
배꽃이다.
배꽃 핀자리엔 다른꽃에서 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전정으로 가지가 잘려나간 모습이다.
비슷한 색감의 벚꽃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 다가온다.
아픔인가?
아니다.
열매를 향한 간절함이다.
무엇인들 저 간절함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있을까?
벚꽃의 화사함과는 또 다른 빛깔이다.
이제 곧 벚꽃엔딩, 그리고 배꽃이다.
Pruning
남들 온가지에 꽃피워 뽐낼때
가지를 떨군다
잘린 가지에 눈물처럼 수액흐르다
마른다
속살 들어내고 생체기난 가지 아물고
굳은살 돋을때쯤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
주렁 주렁 달리리라
달콤한 향기가
배나무에서 나와
사방에 퍼진다
2019,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