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어린양 이야기
세 어린양 이야기 feat by Lent
소관령 고원 초원에 한무리의 양뗴중 세 어린양이 있었습니다.골민,골수,골영이로 불리며 한 형제처럼 지냈습니다.맛있는 풀을 찾으면 서로 데리고 가서 함께 먹었습니다.못된 염소와 양아치 양들이 약한 양들을 괴롭히면 함께 힘을 모아 맞아가며 도와 주었습니다.맞은 곳이 욱신거리고 아팠지만 서로의 얼굴이 터지고 멍든것을 보며 낄낄대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초원에는 많은 다른 무리의 양들이 모여 들었습니다.골민,골수,골영이는 서로 다른 무리속으로 가게 되었습니다.처음에는 서로 옛추억속에서 대화가 되었는데,점점 서로 판단하고 대화가 언쟁이 되더니 말폭으로 싸우게 되었습니다.
다른 시공간속에서 살다보니 어린양시절의 모습은 사라져가게 되었습니다.
양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들었었는데, 반은 맞고 반은 맞지가 않는 듯 했습니다.골수는 뼈가 도드라진 외모처럼 어디서든 골수에만 들어가고 골수만 먹으려 했습니다.골영이는 어쩌다 약한양들에게 관심이 갔었지만 본시 제사보단 젯밥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골민이만 약하고 미숙한 어린양들에게 눈길을 끊지 못하고 질긴 연을 힘겹게 이어 가고 있었습니다.
골수는 변절자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몇자리 해먹었고, 골영이는 또라이처럼 허허 하면서 이상한 말한다고 욕을 먹었지만 한지분 챙겼습니다. 골민이는 자기 밥벌이 자기가 하면서 참견하다 하도 여러군데서 치고 받쳐서 어린양시절처럼 골이 상하고 멍이 들었습니다.
골민이는 자기에게 콩고물 떨어지는게 거의 없는데도 맞고 또 맞습니다.
아예 가드마저 내리고 맞기로 한 그 어린 양처럼 말입니다.전설처럼 내려오던 그 어린양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보여주려고나 한 듯 말입니다.사각링에서 권투경기때에도 가드를 내리면 처참한 얼굴이 되는데 실제 生을 걸고 하는 세상이라는 권투경기장에서 엄청난 내,외공이 있음에도 처참하게 맞은 그 어린양의 이미지가 골민의 얼굴뒤에 희미하게 어른거립니다.
참으로 어린양들은 쉽게 변하기도 하지만 어떤 어린양들은 쉽게 변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2020,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