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은 공감

잎맞춤

美親세상 2021. 3. 16. 11:38

잎맞춤

한 해의 시간흐름을 보면, 1,2월은 바쁘지만 더디가고, 3,4,5,6월은 바쁘고 빠르게 흐르고, 7,8,9,10월은 유장하게 가다가, 11,12월은 휙 가버린다. 마치 간난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닮은 듯 흐른다.

가을을 닮은 장년기여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봄이 좋다. 오늘 둘레길 돌다가 본 ,꽃망울 앞에서 연신 셔터를 누르는 파카잠바 입은 중년여인의 심정인 듯 하다.셔터소리, 꽃망울 터지는 소리, 그윽하게 퍼져갈 상상속 꽃향기..

자연스레 시심이 일고 눅눅했던 마음과 몸이 싱그러워지고 상큼함이 느껴진다. 늘 한해의 첫 봄꽃을 만끽하는 제주 산방산자락에 사는 후배가 몹시 부러운 봄날이다.

잎맞춤

노랑 분홍 꽃잎들
서로 마주보며 깔맞춘 잎맞춤

빛바래고 눅눅한 산색
온통 싱그러운 색으로
물들여 가겠지

칙칙하고
무취인 산
향기롭고 상큼한 꽃향기로
덮여 가겠지

그렇케
봄날은 오고
봄날은 가겠지

이제 막 꽃님과 온 봄날

칙칙하고
정신없고
늦가을 닮은
몸과 마음에
그 싱그러움
그 상큼함


담아 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