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은 공감

성공한 탕자

美親세상 2020. 12. 17. 08:29


저는 아버지의 둘째아들 입니다
아버지품이 답답했어요
더 넓은 세상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었죠

집을 나갔어요
얼마못가 깨몽 깊은 곳으로 떨어졌어요
닥치는대로 성공기를 보고 성공한 사람을
만났어요

현타가 오더라고요
사람들의 오욕칠정을 만족시키면 되겠더라고요
저돌적인 힘으로

과연 그랬어요
다들 자발적으로 헌물 헌신 헌힘 했어요

금새 아버지집보다 더 멋지고 화려하게 집을 지었어요
아버지밑에서 하지 못한 것 마음껏 질렀어요
명품도 사들였고요

근데 뭔가 허전하고 행복하지 않았어요
행복을 추구했죠
마음이 좀 나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공복처럼 배가 고팠어요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자선도 하고 멘토도 하고
공익기부도 했어요
남다른 희열이 있었어요

그것도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자 뭔가
허전했어요 텅빈 곳에 바람이 숭숭 들어왔어요

그때 비로서 눈에 보이데요
아버지품이 얼마나 넉넉한지
아버지집이 얼마나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인지

몸은 화려한 대저택에 있었지만
마음은 아버지품으로 달려가게 되었죠
이내 몸도 돌아가리라 마음먹었죠

아버지품으로 돌아가기까지
너무 오랜세월이 흘러버렸어요

저는 성공한 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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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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