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濯足)
유월부터 더운걸보니 올 여름도 더위가 만만치 않을 듯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름피서 가는것도 선택지가 별로없다. 더위는 식혀야겠고, 피서가는거는 마땅치가 않고.. 그러다 친구가 몇일전 계곡 작은 폭포아래서 탁신(濯身)하는 사진을 보내온 것을 보고 현타가 왔다. 그래 계곡이다.
우리내 조상들은 전신을 드러내지 않고 계곡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탁족을(濯足) 했었다. 오늘 아침처럼 비가 충분이 오면 크고 작은 계곡에 물이 충분하게 흐른다. 바위나 돌위에 앉아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얼마나 시원하고 근사하겠는가? 거기서 간단히 요기라도 하면 금상첨화이겠다.
이 생각을 하다 뜬금없이 족욕기도 생각나고, 발맛사지, 심지어 세족식도 떠오른다. 지금은 옷놓는 장소가 되었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발맛사지가 되는 족욕기에 발을 담그면 하루의 피로가 풀리곤 했다. 예전에 아내의 수녀이모님이( 에콰도르에 선교지원가셨다가 발이 묶이셨었는데 몇일전 아주 잠간의 기회를 타고 정말 어렵게 귀국하셨다.그분의 도우심이 드라마틱하다.)발맛사지기구로 발맛사지 해주신적이 있는데, 앉은자리에서 잠시 잠이 들기도 했었다.
이런점 때문인지 동남아시아 단기선교나갈때
발관리사자격증(민간자격증이라함)을 가지고 가면 대접받는다고 선교다녀오신 어떤원장님 전언이다.
여기다 그분이 친히 본을 보여주신 세족식이 더해진다면 사랑과 은혜의 감동이 찌릿하게 전달될 듯도 싶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 이런생각들을 하면서 모처럼 비로 산책로 작은 골짜기의 흐르는 물에 발을 담았었다. 시원했다. 느낌이 좋았다.
올 여름 더위가 피크에 이를때 계곡물에 탁신(濯身)은 어렵더라도, 탁족(濯足)은 꼭 하러 가봐야겠다. 누군가와 함께간다면, 발맛사지기구도 가져가 보리라. 교우들과 간다면 그분의 본대로 세족의 의미를 담아 닦으며 맛사지도 해보리라.
그래, 올여름은 계곡에서의 탁족(濯足)이다.



